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행정 지연과 비효율적 운영을 향한 현장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설립된 재단이, 도리어 까다로운 절차와 미흡한 행정 처리로 예술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예술인 활동증명'의 극심한 처리 지연이다. 과거 5~6주 수준이던 승인 소요 기간은 최근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이상까지 늘어났다. 하루에 1인당 불과 몇 건의 서류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비효율성이 누적된 결과다. 재단 측은 신청 건수 폭주와 인력 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정시 퇴근과 보신주의식 업무 태도를 유지한 채 단순 인력 증원만을 요구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더 큰 원인은 '예술인 활동증명'에 대한 재단의 본질적 기능 오해와 그릇된 인식에 있다. 활동증명은 신청자가 프로인가 아마추어인가를 평가하거나 예술성을 심사하는 제도가 아니다. 단순히 '현재 예술 활동을 영위하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절차에 불과하다. 과거 국가 지정 인간문화재조차 까다롭고 부적절한 잣대로 인해 한 번에 자격을 인정받지 못했던 사례는 이러한 행정 편의주의적·권위주의적 심사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예술인을 위한 진정한 복지재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조속한 행정 혁신이 필요하다.
첫째, 활동증명 발급 절차의 대폭 간소화가 시급하다. 활동증명 자체는 최소한의 요건만 확인하여 신속하게 발급하고, 복지 지원금이나 주요 사업 대상자를 선발할 때 소득 수준과 최근 활동 내역 등을 엄격히 심사하는 '선(先)증명, 후(後)검증'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지방 문화재단으로의 권한 이양을 추진해야 한다. 재단이 기득권과 심사 권한을 독점할 것이 아니라, 지역 사정에 밝은 지자체 및 지역 문화재단에 승인 권한을 위임·분산하여 전국적인 행정 병목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
셋째, 명확한 기한제 도입 및 프로세스 재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담당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처리 기한 자체를 없애버린 임시방편식 운영에서 벗어나, 분야별 전담제 도입과 명확한 처리 가이드라인 확립을 통해 예측 가능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예술인 활동증명은 복지 혜택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 관료주의적 잣대와 무능한 행정으로 관문을 막아선다면 '예술인 복지'라는 존재 이유 자체를 잃게 된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스스로의 마인드를 혁신하고 구조적 체질 개선에 나설 때 비로소 예술인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본지는 이번 문제 제기를 일회성 보도로 끝내지 않고, 예술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행정 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적인 연재 기사를 통해 후속 취재를 이어갈 것이다. 향후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심사 지연 실태, 행정 처리 현황, 그리고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철저히 추적·보도함으로써 재단의 책임 있는 변화를 끝까지 감시하고 검증해 나갈 것이다.